TRPG 시나리오 송혼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로그입니다. 플레이로그 (단도로 잘라낸 듯 가장자리가 삐뚤빼뚤한 흰 비단 위로 작은 글씨가 빼곡히 적혀 있다.) 기체후 일향만강하시온지요. 불초한 여식이 먼 곳에서나마 폐하께 안부를 여쭈옵니다. 폐하의 치세로 남능은 강건하고 능안에는 만백성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으니 존안을 뵙지 못하여도 초목이 싱싱하고 하늘이 드높으면 늘 폐하의 곁에 있는 것만 같습니다. 모쪼록 이리 남루한 물건을 감히 폐하께 전하고자 하는 무례를 하해와 같은 은혜로 너그러이 여기소서. 이 서신을 전할 금군위장 린 제러드는 소녀의 가장 진실된 충복으로, 청컨대 그의 충심을 헤아리시어 후에 걸맞은 상을 내려주소서. 그에게 죄가 있다면 주인의 명을 따른 일 뿐이나이다. 폐하, 짧지 않은 ..
TRPG 시나리오 송혼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로그입니다. 플레이로그 철이 들기 전부터 사타는 홀로 있을 때면 종종 제가 누울 관을 떠올렸다. 어려서부터 성정이 음침했던 것은 아니고, 이 취미를 가지게 된 연유를 따져보자면 어머니의 장례식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특출난 구석도 모난 구석도 없던 병약한 귀비는 딸 하나를 낳고 요절했다. 지병 외에 달리 무엇이 세상에 원한 하나 진 적 없는 귀비를 저승으로 이끌었겠는가? 그리하여 마침내 그가 숨을 거두는 날에도 수희전은 고요했다. 독살도 아니요, 암살도 아니요, 냉궁에 유폐되는 일도 없이 제 처소에서 눈 감았으니 실로 황가의 호상이로다. 그 사실에 사타는 훌쩍거리면서도 이내 조문객의 면면을 살필 수 있었다. 익히 얼굴을 익힌 황실의 어른들도, 이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