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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5 고양이 목에 빗방울 달기
KP: 냠
플레이어: 적혈구님
KPC: 아델라이데 마이어
PC: 에메리히 헤르만
이하로는 시나리오의 스포일러를 함유하는 플레이로그와 플레이 후기가 적혀 있습니다.
플레이 예정이신 분, 스포일러를 피하시는 분은 열람을 삼가주시길 바랍니다.
고양이 목에 빗방울 달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시작합니다.
어젯밤도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델라와 함께 잠든 리히.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시계를 보니... 평소보다는 조금 늦었군요.
아무래도 날씨 탓일 겁니다. 밖은 흐리고 묘하게 축축한, 늦은 오전입니다.
하지만 이런 아침이라도 델라가 곁에 있다면 크게 나쁘진 않겠죠.


델라는 아직도 꿈나라인 모양입니다.

추적거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시 기다렸을까, 델라도 느지막히 눈을 뜹니다.

비 오네.... (눈 감고 있음)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느긋한 하루의 시작입니다. 그 때.



젠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우우우 (마구쪼름)

이명이나 환청이 아닌, 창 밖에서 들려 오는 소리였던 모양입니다.

델라는 빗방울이 아닌 무언가, 그보다는 조금 큰... 그러니까,
솜방망이 같은 것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위여워




델라는 조금 귀찮은 모양입니다. 리히, 창문으로 다가가나요?
2. 델라를 일으킨다
3. 델라를 냅두고 아침을 먹으러 간다
전부 진행 불간데

(환청이 아니라면 뭔가 있겠지!)


그렇게... 리히는 꿋꿋하게 창문으로 갔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비에 쫄딱 젖은 고양이 한 마리.



우리 집엔 안 그래도 많은데.

옅은 갈색과 고동색이 섞인 고양이는 진한 녹색 눈을 반짝이며 한참을 그 앞에서 애옹거린 모양입니다.
리히가 문을 열자마자 폴짝 뛰어서 집안으로 들어오네요.

그러고는... 드디어 비를 피할 수 있게 된 게 신이 났는지, 집주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온 집안을 신이 나서 돌아다닙니다!

진흙물에 젖어서!
발자국을 마구 남기며!




배은망덕한 고양이!
심지어는 이미 두 사람의 침대에까지 올라갔습니다!


(델라ㅠ
괜ㅊ찮아. 방은 청소하면 돼. (관대)
(소야이를 붙잡을 수 있나요?ㅣ
앞부분이 참가자 닉넴이랑 프사로 가려져서
잘 안 보야요 ㅋㅋㅋㅋㅋ ㅠㅠ
고양이는 이미 조금 식은 리히의 찻잔에도 발을 퐁당 담갔다 뺐습니다.

리히가 자기를 잡으려는 걸 알았는지, 높은 찬장으로 올라가 버리네요.
과연 에메리히는 고양이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르기
고양이는 인간의 짬푸따위 우습다는 양 높이높이 올라갑니다.
rolling d100 오르기
()
9
9
(뭐지?

하지만 여기는 리히의 집.
오르기는 이 쪽이 한 수 위였습니다.

갓챠!


행운 롤.

그런 표정 해도 소용없습니다.

뭥 저

그렇다... 20년 캔따개 경력은 무시할 게 못 됩니다.
리히는 매우 안정적으로 꼬얭이를 잡았다.

하지만 이상한 일입니다. 이렇게나 능숙한 리히의 손길에 함락되기는커녕, 고양이는 시시때때로 손에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립니다.


(일다니
헬나 름 가족이 보면 난리 칠 테니 내보내야지.

두 사람은 고양이를 데리고 욕실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고양이는 처음 겪는 목욕에 패닉했는지, 비명을 지르며 탈출하려고 난장을 피웠습니다.
심지어는 리히의 손을 할퀴기까지 했어요!


이 놈의 고양이가...!
델라가 고양이를 노려보자, 이상하게도, 이제까지 이랬던 적은 없었는데...
고양이가 얌전해졌습니다.

심지어는 배까지 보인 덕에, 무사히 목욕을 마칠 수 있었답니다.


(상처 치료하고 캔 땀)


리히가 따 준 캔을 조금 간보던 고양이는 흥미를 잃었는지 방 안을 마구 휘저으며 돌아다니다,
문득 책장 앞에 가서 어느 칸을 팡팡 칩니다.
그 시선을 따라가면... 어라, 그러고 보니 저런 게 집에 있었던가요?

책장에 놓인 잡동사니와 책 사이로, 작은 나무 상자 하나가 보입니다.



... 내 거야. (조금 웅얼거렸다.)

리히가 신경을
?

ㅈㄹ못 눌렷나본데요
괜찮아괜찮아 그럴수있어
끄든 안 끄든 일단 눈에 보인 것은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치
금속 경첩이 달린, 반들반들하게 낡은 나무 상자입니다. 문득 리히는 이 상자를 오늘 처음 봤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설마 또 이상한 걸...)

고양이도 상자가 궁금한지 매우 애옹거립니다.

꼬얭이가 리히의 손에 잡혔습니다. 델라는 쑥쓰러워하면서 상자를 꺼내옵니다.


나중에 보여줄 수 있어?
꼬앵이는 그게 아니라는 듯 리히의 허벅지를 마구 내리칩니다.

딸깍, 상자를 열자 낡은 사진이나 오래된 편지에서부터 작은 악세사리까지, 꽤나 오밀조밀하게 여러 물건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래도... 델라의 보물 상자 같은 것일까요?

(왠지 익숙한 물건도 있는듯한..)


(메아이 지잉)
(메리
왠지 익숙해 보이는 편지나 사진, 신문 스크랩.....? 등이 델라의 손으로 사라지는 사이에, 리히는 보았습니다.
상자의 바닥이 그냥 바닥이 아니라, 그에 딱 맞는 크기의... 책 같은 것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요.
고양이도 관심이 생겼는지 곁에서 앞발로 상자를 건드려 보지만, 그 정도로는 빠지지 않을 정도로 꽉 맞아들어갑니다. 어쩌면 맞춤형인 걸까요.



고양이는 무력하게 떼어내졌습니다.
책은... 초록색 표지에, 굉장히 오래 되어 보입니다.

아, 그래. 예쁘길래 사 봤어. 무슨 골동품 가게에서.


그리고 바로 그 때!

꽉 잡았지만, 이미 믿기지 않는 속도로 리히의 손을 탈출한 고양이가 델라의 손을 콱 뭅니다!


반사적으로 상자를 떨어트리자, 고양이는 상자를 제 등에 싣고는 바람처럼 창문 밖으로 도망쳐버립니다.

? (?

어떻게 저렇게까지 빠르게 도망치나, 생각할 틈도 없이 열린 창문으로 비가 들이칩니다.

델라가 급하게 따라나서려고 문을 열자...
밖에는 이미 폭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 고양이를 찾아 밖을 뛰어다닌다는 건, 글쎄요...
좋게 말하면 무리겠고 나쁘게 말하자면 좀 미친 짓일지도 모릅니다.
델라는 현관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래!
여기서 조금 더 미쳐봤자!


델라가 겉옷만 겨우 챙겨서 리히를 따라나섭니다.


?
헬: (뭐든 됐으니 문이나 닫으라는 표정)
ㅋ
ㅋ

어느새 다가온 헬이 눈치를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 속도를 따라오지도 못하잖아. (비보다 쟈갑)


헬: (완전 싫은 표정)
헬이 자기는 낄 생각 없다는 듯 점프해서 리히의 품을 빠져나옵니다.


(그래! 그러자 리히야!)
두 사람은 우산을 쓰고 비가 쏟아지는 밖으로 나왔습니다.
역시나 비 때문인지, 실랑이를 벌이느라 시간을 지체해서인지 고양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와중에 리히는 떠올립니다.
이 근처에 고양이가 많이 모이는 공터가 있지 않았던가?
어쩌면 그 고양이도 거기에 가지 않았을까?

그쪽으로 가자.
(갔다 놨지..
그칠 생각을 않는 비를 맞으며, 두 사람은 공터로 향합니다.

이럴수가.
갑자기 불어온 세찬 바람에, 델라가 들고 있던 우산이 뒤집혀서 날아가버립니다.


이건... 어쩔 수 없이 둘이 한 우산을 써야겠네요.
와중에도 두근두근합니다.
행운롤이 실패한게 맞나?(ㅋㅋ
일단은 실패인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은 비에 젖은 두 사람....
어깨를 끌어안고 한 우산을 쓰고...

두근두근하네요!

그렇게 도착한 공터에는, 비 때문인지 고양이 수염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그렇습니다. 리히가 길고양이들을 위해 만들어둔 천막이 있습니다.

꼬리 하나가 삐죽 나와있는 게 보입니다. 다가가 볼까요?


비를 피하려고 옹기종기 모여 있던 고양이들이 일순 쫑긋하며 두 사람을 돌아보는데... 아! 있습니다
저기 상자를 등에 맨, 유난히 깨끗한 고양이 한 마리가!



상자고양이는 추적자들을 눈치챘는지 두 사람의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 버립니다. 그리고 동시에......
익숙한 인간에게 비에 젖은 꼬물이들이 애옹애옹 울며 몰려듭니다.



이미 상자고양이는 멀어지고 있고, 델라는 초조한 기색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린 고양이들이 추운 날에 리히의 보살핌 없이 무사히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요....

(외투를 벗어서 애기들한테 놔두고...)
(빨리 고양이를 잡고 와서 밥을 주기로 함)
고양이는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멀어지고 있습니다...! 앗, 눈 앞에 주인 없는 자전거가 보이네요!
이걸 타면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요?

(뭣보다 1인승 자전거 짐칸에 다른 사람이 타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주절주절)
그렇습니다. 기물손괴죄입니다.
그 시간에 그냥 열심히 달려서, 두 사람은 얼추 고양이를 따라잡았습니다...!
얼마나 달렸을까요. 두 사람이 다다른 곳은 근처의 작은 산입니다.








(어려운


그러고 보면 두 사람은 비가 와서 잔뜩 젖은 흙을 밟고 있는데...
어째서인지 발 아래에는 비에도, 발자국에도 지워지지 않는 긴 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뭐지, 이게?
기묘한 현상에 SAN 0/1.




하지만 두 사람은... 낯선 고양이가 상자를 훔쳐갔는데 흙에 그려진 선이 지워지지 않을 수도 있지... 합니다.
감사타!
ㅁㅈ 알고보니 걔 수인종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면, 그 선은 단순하게 뻗은 일직선이 아니라... 무언가의 그림이나 문양을 그리듯, 갈라졌다 합쳐지며 산 깊은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완전 오컬트인데)

아야. (따끔)



발치를 내려다보자....
두 사람은 손톱만한, 반짝거리는 결정을 발견합니다.
작은 이빨 같기도 하고 빗방울 모양 같기도 한 보석입니다.


그걸 들여다보고 있자니... 톡, 리히의 발치에도 비슷한 것이 튀어오릅니다.

톡, 톡, 톡, 톡.
빗방울이 땅에 부딪힐 때마다, 물방울 대신 반짝이는 결정이 튀어오릅니다.
설마, 지금 빗방울이 변하고 있는 건가? 거듭되는 기현상에 SAN 0/1.


하지만... 방금 두 사람은 이상한 선과 이상한 고양이를 봤습니다.
누가 빗방울을 보석으로 바꾸는 마법을 부렸대도 뭐.....

그러나 그 현상을 인식한 순간, 빗방울이 변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집니다.

땅에 닿기도 전에 뾰족하고 날카로운 결정들이 튕겨올라, 두 사람은 비와 보석의 소나기에 갇힌 꼴이 되었습니다.



러봄)
델라를 감싸고 선 리히의 눈에, 저만치 작은 동굴 입구가 보입니다.
잠시만이라도 이 비를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다간 우산도 너덜너덜해지겠어요!

(델라!)
두 사람은 후다닥 동굴로 자리를 피합니다.
동굴에 발을 디밀자마자, 머리 위로 쏟아지던 것들은 멈추고...
... 일단 물기를 털고 정신을 차릴 시간이 생긴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며 옆을 돌아보는데.... 이상한 일입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곁에 있던 델라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습니다.

게다가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동굴 안이 아닌, 넓고 탁 트인 공터.

푸르스름한 달빛이 감도는 들판 저만치에, 마치 신전 같은 부서진 석조 건물이 보이고 그 중앙에는 무대 같은 제단이 있습니다.

건물은 거대하고, 오래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것처럼 스산합니다. .... 델라는 어디로 간 걸까요?
기이한 상황에, SAN 1/1d3.

성공했으니까 1만 깝니다.

그보다는 보이지 않는 델라가 걱정됩니다.

이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반쯤 무너진 석조 건물 중앙에는 너른 돌로 된 제단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어라.
십여 마리의 고양이가?

고양이들에게 다가갈수록,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진짜?”
“그렇다니까. 비가 어떻게 되는 지 봤지?”
“대단해! 인간들은 제대로 따돌린 거지?”
“이게 뭐야?” “조용히 좀 해!”
“...님께서 기뻐하실 거야.”
"드디어!"
............. 지금, 고양이들이 사람 말을 하고 있는 건가요?
기묘한 상황에 SAN 0/1

ㅋ
고양이가... 말 좀 할 수 있죠.
어이...
수인족인가 봐요.
그보다는 델라가 신경쓰입니다.

그리고 사람 말로 중얼거리는 고양이들은... 델라의 상자를 둘러싸고 모여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델라의 잡동사.... 보물들은 제단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있고, 고양이들은 빈 상자 안을 앞발로 가리키며 대화중입니다.
나무 상자에 무슨 볼 일이 있는 걸까요.

거기다 델라의 물건을 이렇게 흐트러트려 놓다니!
맞아! 그 안에 있는 물건의 90%는 리히가 준 거다!

좋아... 이제 이 꼬넁이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첨에 듣기 실패한 게 액땜이였나
리히는 문득 깨닫습니다. 저 고양이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아마도, 상자에 알맞게 끼워맞춰져 있던 초록색 표지의 책이고....
은밀하게 행동하면 델라의 물건을 주울 수 있을 것이라고요.
리히의 존재감이 잘못했네요
그러나 그는 194cm의 에메리히 헤르만.
어렸을 적 보냈던 편지 한 장을 줍기 위해 몸을 굽히는 순간...
195입니다.
기이인 그림자가 꼬얭이들을 덮칩니다.
침입자를 발견한 고양이들이 일제히 하악질을 하며 꼬리를 부풀립니다. 편지도 못 주운 건 덤입니다.
달빛이 반사된 눈동자가 기묘하게 서늘해서, 탐사자는 이 고양이들이 이 기이한 공간의 주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히는...

리히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고양이들과의 기이한 대치 상황이 이어집니다.
?
츄루.

(3개의 츄루.)
리히가 츄루 하나를 톡 까자....
몇 마리 고양이의 코가 움찔합니다.
"이봐, 지금 그런 것에 넘어갈 때냐!"
하, 하지만...
"역시 .... 버려야 했어!"

고양이들이 저들끼리 다투기 시작하다가, 곧 익숙한 옅고 짙은 색의 고양이 한 마리가 앞으로 나섭니다.
"괜찮아. 내가 해결하지."
상자를 훔쳐갔던 바로 그 고양이입니다!

고양이가 새침하게 앞발을 젓습니다.
고양이: ... 인간인 네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원하는 게 뭐냐?

고양이: ? 원래 인간은 이곳에 오지 못해. 아마 평범한 동굴 안에 있겠지.

상자는 왜 훔쳐간 것이지.
(자연스럽게 델라의 보물들을 주워봅니다ㅣ
고양이: 그건 원래 우리 물건이었어! 한낱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아티팩트가 아니다. 너랑 같이 있던... 그... 인간이 갖고 있는 것보다야 활용할 줄 아는 우리가 가지는 게 이치에 맞지.
리히가 보물을 줍기 위해 몸을 움직이자, 다른 고양이들이 일제히 하악질합니다. 아무래도 대화가 끝날 때까진 움직이지 않는 게 좋아 보입니다...

고양이: 에잉, 가치도 모르는 것을 썩혀두려고!

고양이: 그럼, 그럼. 요게 말이지, 상자까지도 필요하지 않고 책만 가져오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어 버렸단 말이야.
고양이는 리히와 말이 통한다고 생각하는지 꼬리를 살랑이며 기다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ㅣ는 고양이도 개도 모든 짐승을 사랑하는
착한 아이 (캐입먹음

고양이: 뭘 할 수 있냐고, 이런 것도 할 수 있지!
고양이가 보여준 것은 빗방울 모양의 보석입니다. 아마도 그 비는 이 고양이들의 작품이었던 모양입니다.

에헴, 수염을 쓰다듬으며 무언가 더 말하려는 고양이를 다른 고양이들이 말립니다. 인간에게 정보를 흘리지 말라나요.
여하간 뭔가 더 할 수는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고양이들은 일단 지금의 성공에 굉장히 의기양양해 보입니다.


조금 여유를 갖고 고양이들의 걸작을 찬찬히 살펴보면... 리히로서도 처음 보는 종류의 보석입니다. 이걸 갖다 판다고 해도, 보석상에서 감정을 해 줄까요?

아까 너희들이 하는 이야기를 조금 들었다.
그분은 누구지?
고양이: 그런 것까진 인간이 알 필요 없다!

고양이: 이걸로 우리가 다른 걸 써야 하는데... 에이잇, 인간이 자꾸 꼬치꼬치 캐묻고 말이야!
ㅎㅎ

고양이: ?!

맨 앞에 선 고양이가 '아냐 그거 사실 내가 공간을 제 때 못 닫아서' 하는 표정으로 땀을 삐질삐질 흘리지만, 다행히도 맨 앞이라 다른 고양이들이 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단순히 이런 돌들만 만들어내자고 델라의 손을 문 건 아닐 테지.
고양이: 아니, 그건 네가 알 바가 아니라니까?! 어쨌든 우리의 목적은 우리의 물건을 되찾는 거였다고!

알겠다.
맨 앞에 선 고양이가 답답하다는 듯 했던 이야길 계속하자... 뒤에 선 고양이들의 눈에 한층 불만이 커집니다.

너희가 먼저 했으니, 불만은 없겠지? (몸을 최대한 부풀려봄)
리히는 몸을 부풀려따!
고양이가 알겠다는 얼굴로 끄덕입니다.
고양이: 뭐... 좋아. 귀찮지만 그 정도라면야.
그의 손짓에 따라 주변의 고양이들이 일사분란하게 다른 상자에 떨어진 물건들을 주워담습니다.

고양이: 됐다. 빠트린 거 없지?
상자를 리히의 품에 안겨주자마자, 그 물음에 답할 새도 없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집니다........
.......
다시 빗소리가 들립니다. 눈을 떠 보면, 비를 피해 들어왔던 동굴 안입니다.


(상자 확인함)


무사한가 보구나. 다행이야.
상자는 무사히 손에 들려 있습니다. 델라도 조금 젖었지만 아까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어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을 하려고 하는데, 이상하게 기억이 흐릿합니다.
동굴 안에 들어가서... 그리고 어땠더라? 쏟아지는 비 때문에 잠시 정신이 없었나 봅니다.

음..
그리고 손에는 처음 보는 나무 상자가.

내 상자랑 다른데... (다가가서 뽈칵 열어본다.)

다행히도 상자 안에는 델라의 보물이 하나도 빠짐 없이 보송보송하게 잘 들어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뭐, 중요한 건 소중한 물건을 되찾았다는 것일테니까요.


(곰곰히 생각하다가 관둔다. 기억나지 않는 건 안하는 게 옳다.) 돌아갈까.



그거, 그, 그냥..... ........ 예전에, 어쩌다가 들어간 골동품 가게에서...
.......... 네가 좋아하는... 그런 거랑 비슷해 보이길래, 나도 조금 공부해 볼까, 하고 사 둔 거였는데........

델라의 볼이 붉어집니다. 시선도 피해 버리네요. 아, 마침 비가 그쳤습니다. 이 동굴에서 나가 볼까요?

(웃

깔끔란 거로 새로 만드는 건 어때.




(사 하나 뺌


델라가 대답도 못 하고 잠시 굳어버린 사이, 리히가 한 발 앞서 동굴 밖으로 나섰습니다. 아, 이제 날이 개네요. 늦잠을 잔 해가 떠올랐습니다.
그래도 조금 아쉽기는 하네요. 모두 다 돌려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상자를 내려다보는데, 처음 보는 물건이 하나 보입니다.
동그란 역삼각형 모양으로 반짝이는, 마치 빗방울… 또는 작은 이빨 같은 보석입니다. 하나가 사라진 자리에, 또다른 하나.
읽지도 못하는 수상한 책은 고양이들에게 맡겨 버리고, 나머지 빈 자리는 리히가 채워줄 수 있으니 되었습니다. 돌아가면 새 상자부터 만들어 볼까요.
END 5. 새로 채운 반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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