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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0 경화수월
KP: 냠
플레이어: 적혈구님
KPC: 아델라이데 마이어
PC: 에메리히 헤르만
PC 정보: 독일의 학생. 어려서 부모님의 뜻으로 약혼했으나 한 번도 직접 본 적은 없는 아델라이데를 만나게 되었다.
이하로는 시나리오의 스포일러를 함유하는 플레이로그와 플레이 후기가 적혀 있습니다.
또한 PC 설정에 맞춰 시나리오를 개변한 부분이 있습니다.
플레이 예정이신 분, 스포일러를 피하시는 분은 열람을 삼가주시길 바랍니다.
사랑해. …번 째의 처음으로 그 사람이 말했습니다.
시간을 건너 다시 우리가 사랑하게 되었다고, 행복했던 순간도 잠시,
기다렸다는 듯 들려오는 귀를 뚫는 굉음.
잔해가 온몸을 짓누르는 압박감과 주위를 시끄럽게 가득 채우는 비명 소리,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 사이렌 소리...
... 오늘로 몇 번째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죽음의 순간.
이런 때에도 당신은 건물에서 맞이하는 죽음은 언제나 귀찮은 것 같다는,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번이나 반복한 이 시간은 이젠 지루할 만큼 익숙해졌으므로.
하지만 그 오랜 시간의 반복에서도 언제나 익숙해지지 않는 아델라이데의 얼굴.
아, 시야가 점점 흐려져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Value: | 80/40/16 |
Rolled: | 29 |
Result: | Hard |
성공한 건가?? 다이스값이 스탯보다 낮게 나오면 성공인 거죠?
지금은 성공수의 절반 이하 값이 나와서 어려운 성공~
1/4 이하면 극단적 성공!
... 눈이 감기기 직전, 아델라이데와 눈이 마주친 것도 같습니다.
꼭, 울 것 같은 얼굴이었습니다.
어쩌면 가장 많이 보았던 모습. 그러나 여전히 보고 싶지 않은 모습. .....
... 아. 다시 또, 만나러 가겠다고 얘기해줘야 하는데.
아델라이데에게 손을 뻗으려는 순간, 야속하게도 당신의 의식이 끊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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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첫 만남.
깜빡깜빡, 당신은 천천히 눈을 뜹니다.

건물의 잔해에 깔려 몸이 부서져가던 고통은 꿈이었던 것 마냥 몸도 주위도 멀쩡하기만 합니다.
그야 처음 겪는 일도 아니니 당연하지만요.

(기분 탓이겠지만...)
기지개를 펴 봅시다, 쭉쭉.

이 다음의 일은 정해져 있습니다.
오늘은, 당신이 사랑하게 될 아델라이데 마이어를 처음으로 만나는 날이니까요.
아델라이데와 광장의 시계탑 앞에서 처음 만나는 시간은 오후 1시. 지금은 12시.
... 슬슬 아델라이데를 만나러 가야겠습니다.

(왜냐면 나는 오늘 너무 두근두근거려서 잠도 못 자고 아침부터 나와버렸다는 설정이거든!)
(처음의 이야기지만.)
(델라가 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거울 앞에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잠도 못 자고 아침부터 두근두근하며 나왔던 메리는... 광장에서 설레는 기분으로 아델라이데를 기다립니다.
가게 앞의 거울을 기웃거리던 에메리히의 발치에,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듭니다.
고개를 내려 보면...

작은 손거울입니다. 손바닥 만 할까요?
이거라면 남의 눈치 볼 거 없이 거울을 들여다볼 수 있겠군요!

신이 난 에메리히가 거울에 손을 대는 순간....
거울의 표면이, 마치 수면처럼 일렁입니다.

(댔어야 했네)
찰나였지만 분명 물 같았는데?

거울을 주운 메리, 어떻게 할까요?
일단 기억엔 없는 거군

방금까지 주위에 사람이 없었나? 하고 주위를 살펴봅니다..
(괄호 붙임) 누가 떨어트리고 갔나?
거울을 떨어트린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메리를 위해 준비된 것 같은 거울...
다시 살펴보면 그냥 평범한 물건입니다만.

표면이 일렁였던 기이한 일에, [이성] 체크.

Value: | 70/35/14 |
Rolled: | 82 |
Result: | Fail |
이것은... 굉장히 오컬트한 일입니다.

오컬트에 정신이 팔리기도 잠시....
당신의 머릿속에는 아델라이데 뿐입니다. 이번의 첫 만남은 어떤 게 좋을까?
... ... 아, 그러고 보니 생각났습니다.

시간이 되돌아가서 처음 만나는 아델라이데는,
... 언제나 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을.
델라야 우리 좋았잖아 (구질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두 사람은 결국 서로를 사랑했으니까요. 마치 운명처럼.
둘은............ 사랑을 해
아, 저 쪽에서 누군가 걸어옵니다.
멀리서 한 눈에 보기에도 아델라이데입니다.




(작고... 귀엽게 걸어옴)

아델라이데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시계탑 앞에 서 있는, 누가 봐도 에메리히인 에메리히 앞에 조심스럽게 섭니다.


네가 아델라이데 마이어야?
(네가 앞에 맞아. 를 붙입니다)


시선이 높은 것 같습니다.

어디 가서 앉을까?
델라는 어딘가 탐탁치 않은 표정입니다.



그렇게 말한 델라는 메리에게서 시선을 돌립니다.
매번 겪어왔지만, 이런 델라는 몇 번을 만나도... 냉랭합니다.

그래서 어떤 거 같아요?
(살짝 상체를 숙여서 시선을 맞춥니다.)

... 크네요.



메리가 본격적으로 커졌습니다.

(본격적으로...... 큼)


델라는 아무래도 처음 본 까맣고 큰 사람에 대한 경계를 풀기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님이 정한 약혼자. 얼굴과 이름만 알 뿐, 태어나서 만나본 건 지금이 처음이니까요.



제 이름은 에메리히 헤르만입니다. 나이는 스물하나, 아델라이데 씨랑 동갑이예요>
사람들 사는 거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옛날은 물론이고 지금도요.


동물을 좋아해요.
아델라이데 씨는 좋아하는 동물이 있나요?

(곰곰히 생각하다) ... 도마뱀을.... 이런 건 왜 물어봐요?

(말문이 막혔습니다)
(메리는........... 못해........ 하지만...... 해야 해....)

Value: | 70/35/14 |
Rolled: | 89 |
Result: | Fail |
(못해......)
(메리는......)
메리는 떠올립니다. 델라는... 포커페이스의 천재.

마음을 열기 전까지 표정을 읽기 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이디어 판정을 해보자!

Value: | 70/35/14 |
Rolled: | 43 |
Result: | Success |
(하지만 머리는 좋아!)
아! 머리가 좋은 메리는 문득 떠올립니다.
이전의 시간들에서 첫 만남 이후에 함께 근처의 카페로 갔던 것을요.
원래의 일정은 잠시 얼굴을 마주하고, 헤어지는 것이었지만...
어떻게 잘 설득한다면 같이 가 줄지도!
힘내자, 메리!

Value: | 5/2/1 |
Rolled: | 86 |
Result: | Fail |
긴장한 메리는 말을 꺼내다 혀를 씹어버렸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불편하긴 한데요...
앞으로도 불편하게 지내고 싶지는 않아요.


그... 제가 하고 싶다고 아델라이데 씨에게 맞춰달라고 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제가 아델라이데 씨에게 커피를 한 잔 사도 될까요?
델라는 한참동안 곤란한 표정으로 메리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입니다.




난 여기가 처음이에요.

하지만 가기 전에 하나 약속해줬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대로 하는 거예요>
내가 상처 받을까봐라거나 이 관계가 잘못 돼서 부모님께 뭐라고 들을까봐 같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웃음)
약속해주실 건가요?


갈까요?

망설였지만, 승낙의 대답을 받은 메리.
카페로 갈까요?

이쪽이예요.

좋아하는 커피는 뭐예요? 커피가 아니여도 좋아요.
빵이나 과자는?
조금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카페. 늘 그랬듯이 창가 쪽의 자리가 비어있네요.


(당황한듯 손을 내젓는다.)


그보다, 아까 반말 해도 된다고.. 그 쪽이 그랬잖아.. 요?
(눈치 봄...)

나는 아델라이데 씨가 편한대로 해줬으면 할 뿐이야. 할까요?
앗, 델라의 귀가 조금 달아오른 것 같습니다. 손등으로 뺨을 가리네요.


... 왜 이런 걸 하나하나 물어보는 거야? 일단 앉아요!

부끄러웠는지 조금 성질을 내며 델라가 눈 앞의 테이블에 앉습니다.

기다렸다는듯이 점원이 메뉴를 들고 옵니다.
어디 보자, 메뉴는....
메뉴

아메리카노 - 3000원
카페라떼 - 4000원
딸기라떼 - 3500원
카라멜 마끼아또 - 4500원
아악!
델라가 읊어줬어!
델라가..... 메뉴판에 얼굴을 박고 메뉴를 읽습니다.

가격은 안 읽어줘도 돼 (^^

델라가 고민하다 점원에게 딸기 라떼를 주문합니다. 메리는 무얼 마실까요?

(원래 같으면 에스프레소였을 것......)
(카페인.............)
(급속충전............)
점원: 감사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게 싫었을 뿐이야.

그렇습니다. 메리는 모두 알고 있는 사실.
몇 번째나 처음을 반복하고 있으니까요. 맞은편에 앉은 델라는 처음이더라도, 메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풍경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주문한 메뉴가 나왔습니다.

델라의 앞에 딸기 라떼가, 메리의 앞에 아메리카노가.





아메리카노...
내 이름에도 메리가 있으니까...

델라는 충격받은 표정입니다.



응.......... 그......
아델라이데는 애칭이 뭐야?


아델..
애칭으로 불러도 돼?
델라의 얼굴이 조금 붉어집니다.
조금은 경계하고 있지만, 이런 사람은 처음 본다는 표정.
싱글생긋.........


앗. 이거 부담스러울까?



델라가 횡설수설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물론 쪼끔은.....! 슬플지도 모르겠지만......


너를 만난다는 걸.
그, 남이 정해준 거고, 네가 싫다면 안하는 거지만, 일단은 약혼자고..?
별로, 나쁜 사람 같지도 않고...



사실 네 앞에서 가식을 부리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하나 보네.

(얼마나 많은, 오늘의 너를 보았을까?
(말을 해도 너는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아마 처음, 처음의 처음 너를 만난 나도 너를 경계했다고 하면 믿지 못할 거야.
물론 하지.
하지만 가식을 부릴 사람이였으면 처음 만났을 때부터 불편하다고 돌아갈 거란 말은 안했을 거 같거든.

굳이 나한테 가식을 부릴 이유가 있어?
말문이 막힌 듯, 잠시 조용하던 델라는...

그렇게 말하며 이미 죽사발이 된 딸기 라떼를 홀짝입니다.

델라가 뭉개진 딸기를 먹는 순간,
갑자기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차오릅니다.
아
마치 누군가 그렇게 말하라고 시킨 것처럼.

(첫 사랑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겠군.......!)
(작살난 딸기를 보니 뭉개진 하트가 떠올라....!)
(왠지..... 모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전에 느껴본 적 없던 기분에 [이성] 체크.

Value: | 69/34/13 |
Rolled: | 98 |
Result: | Fail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리 완전 미쳤는데~
메리가 좀 이성이 나갈 수도 있죠
Value: | 70/35/14 |
Rolled: | 60 |
Result: | Success |
그리고 메리는 깨닫습니다.
여태까지의 반복 중,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까지는...
평범하게 카페에 와서 음료를 마시며 대화했던 게 전부였는데. 갑자기 첫사랑이라니?
아주, 아주 똑같은 나날의 반복이었는데, 어째서?
Value: | 68/34/13 |
Rolled: | 87 |
Result: | Fail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d3 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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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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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이번이 몇 번째였더라... 셀 수도 없는 수많은 시간동안 이런 일은 없었는데.
혼란스러워하는 메리의 손이 커피잔을 잡습니다.
하지만 일단은 첫사랑 이야기나 해 볼까요?

아, 메리가 아'메리'카노를 흡입하자...
이번에는 거짓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기분마저 듭니다.

Value: | 67/33/13 |
Rolled: | 37 |
Result: | Success |
델라으 ㅣ거짓말에 엄청나게 익숙해졌다 이거지;
이번 것은 어떻게든 뇌에 힘을 주어 참아냈다.


... 음.



델라의 머릿속에도 같은 주제가 떠올랐는지, 눈이 조금 커집니다.
남들이 보기엔 그저 눈썹을 들어올렸나? 싶은 정도의 변화지만, 메리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 델라는 당황했습니다.


... 에메리히는?


.......
.........
메리, 는? (고개를 조금 돌렸다.)

나는..
글쎄. 사랑했다고 할 만 한 사람은 (너야!) 없는 것 (너야!!) 같아. (너야!!!)


델라는 안타깝게도 심리학에 재능이 없어서...
메리의 속마음을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메리의 미소로 완벽 무장한 포커페이스에 당황해라 후후...


음..
그냥 불러줬으면 했어. 싫었어?




델라가 메리를 흘겨보다 고개를 돌립니다.

(조금 눈치 봄)


(이건 기분도 기분이지만 성격이 나쁜 거니까)
뭔가 나한테 묻고 싶은 건 없어?

음... 글쎄. (주저하다)
에메리히는, 거짓말 하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왠지.. 떠오르는 게 비슷한 거 같은데..)
나는..
글쎄..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하면 괜찮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




아직까지 겪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



어느새 델라의 잔이 비어있습니다.

잊었어?
델라가 곤란하다는 듯 입술을 깨뭅니다.


하려다가 말았는걸. ... 대답하기 싫어?


그렇게 말하며 델라는 영수증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익숙하니까... 괜찮은가?)
(커피를 마저 마시고 일어섭니다.)
두 사람이 계산대로 가자, 대뜸 직원이 박수를 칩니다.

(쪼끔 험악하게 쳐다봄;)
점원: 축하드립니다!
까지 말한 점원이 조금 기가 죽어버렸습니다...

여러분이 오늘의 ...번 째 손님이라는군요. 경품으로 근처의 유명 미술 전시회 관람권을 드린다고... 점원이 빠르게 말을 마칩니다.
메리의 눈치를 보는지, 구하기 어려운 입장권이라는 말도 덧붙입니다.

델라는 서프라이즈 경품에 조금 놀란 눈치입니다.





가고 싶으면 가도 돼.

표, 주세요.
점원이 재빠르게 델라에게 표를 건넵니다.


그렇게 말하며 뒤돌아 먼저 가게를 나서는 델라.

그런 델라의 뒤를 경쾌하게 따라나가던 메리는...



Value: | 70/35/14 |
Rolled: | 61 |
Result: | Success |
.... 그런데, 이전에도 이런 이벤트가 있었던가?

참 이상한 하루라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가게 밖으로 나와 관람권을 살펴 보니, 미술관은 바로 이 근처입니다.
바로 갈까요?


메리는 문득, 솔직하지 못하던 델라는 종종 이런 식으로....
조금 성질을 부렸다는 걸 기억합니다.

(아주 잘 알지..)
힘을 냅시다...

왜냐하면 퉁명스럽게 말한 델라의 표정은, 그렇게 나빠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오랜 시간들 중에 한 번도 들러보지 않은 미술관입니다. 이제 이 동네의 지리는 전부 외웠다고 생각했지만 어째서일까요, 이 미술관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무언가, 이제까지와는 다른 날인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어쨌거나 곁에는 아델라이데가 있습니다.


어디부터 갈래?
여긴 나도 처음 와봐서..


당연한 소리를 하며, 두 사람은 미술관을 둘러봅니다.
표값이 비싸 구하기 힘들다는 건 사실인지, 주변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마치 두 사람이 통째로 이 미술관을 빌린 것만 같은 느낌에 왠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입구로 가 표를 내고 입장하면, 꽤 단출한 미술관 내부가 보입니다.



A관부터 갈까?
미술관은 중앙에 있는 분수대를 둘러싸는 모양으로 A관, B관, C관 총 세 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 A관부터 가보자!


~A관~
조각상이 즐비합니다. 아마 조형물들을 전시해놓는 곳 같습니다.
내부 인테리어에 꽤 신경 쓴 듯 안은 깔끔하고, 감상에 도움이 될 법한 잔잔한 음악도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을 할까요?
델라가 메리를 빤히 바라봅니다.

(관찰..?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면서 구경합니다......
오, 유난히 눈에 띄는 조각상이 있습니다.
큰 거울 너머에 디기탈리스 꽃이 새겨져 있습니다.



응... 그냥.. 보여서..?
델라는 거울 안에 새겨진 꽃을 가만 들여다봅니다.

Value: | 80/40/16 |
Rolled: | 53 |
Result: | Success |
작품의 아래에는 작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 경화 』

Value: | 70/35/14 |
Rolled: | 32 |
Result: | Hard |
그리고 문득, 메리는 깨닫습니다... 아까, 광장에서 주웠던 손거울과 비슷한 모양이 아닌가?

(아니다 아직
(안 꺼내고.. 기다림..
생각에 잠겨 있는 메리 곁에서 작품을 들여다보던 델라가 입을 엽니다.

Value: | 85/42/17 |
Rolled: | 75 |
Result: | Success |

디기탈리스.. 라고 했던 거 같아.
꽃말은, <나는 사랑을 숨길 수 없습니다> 였던가...
꽤나 낭만적인 꽃입니다.



(머쓱) 다른 거 볼까?
잠시 생각에 잠겼던 것 같은 델라가, 메리의 말에 고개를 듭니다.
이제 무엇을 할까?

(좀더 A관을 둘러본다. 또 눈에 띄는 건 없나?)
그 외엔, 평범한 조각상들 뿐입니다.
이 거울만큼 눈을 끄는 작품은 보이지 않네요.

다른 관으로 갈까?

똑똑하구나. 꽃 이름도 알고, 꽃말도 알고...





응

그렇구나. 나는 잘 모르는 분야라서.

델라가 조심스럽게 메리를 분수대로 이끕니다. 처음에 비하면 이 얼마나 장족의 발전인가요.

(델라가... 드디어..!)
(자기 표현을 했어..!)
(냥줍한 고양이가 드디어 다리에 얼굴을 부비는 걸 본 집사가 된 기분)(과장)
감동받은 메리의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정중앙에 자리한 커다란 분수대.
가운데에는 활짝 핀 꽃 상이 세워져있고 꽃잎을 따라 물줄기가 퍼져 나옵니다.
옆에는 넓은 벤치가 있고, 시원하게 뻗어 나오는 물줄기에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델라가..)

자세히 보니, 활짝 핀 민트 다발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분수대 앞에는 푯말이 있습니다. 작품명 :『 수월 』, 이것도 작품의 일부라는 걸까요.
미술관이 알아서 번역해놨겠지...
맞아 번역해놨겠지!
한국인이니까!!

델라가 분수대를 기웃거립니다.
잘 안 보이는 모양입니다...

(귀엽군...........)
(들어준다고 하면 싫어할 거 같은데....)






음... 들어줄까?


미안해
잘못했어.

그냥......... ..... .........



익숙해지는 게 좋을 것 같네.
어떻게 할래?
델라의 얼굴이 조금 더 붉어집니다.



어떻게.. 들어줄까?
업히면 보이려나?


응.. 편한대로 하자.
(천천히 뒤돌아서 무릎 꿇는다.)
델라가 조심스럽게 메리의 목을 감싸 안고 등에 매달립니다.

대롱, 델라의 발이 땅에서 떨어졌습니다.

분수대 위의 조각상을 확인한 델라는 만족했다는 듯 메리의 어깨를 톡톡 두들깁니다.


그래. (천천히 무릎 꿇는다)

여긴 온통 꽃밭이네. 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를 좀 하고 올 걸,
Value: | 85/42/17 |
Rolled: | 27 |
Result: | Hard |

꽃말이..
꽃말은 분명, <다시 한 번 사랑하고 싶습니다> ... 였던가요.

(굉장히 미묘한 표정 됨)


(일부러 델라 보고 말함)





여기는, 테마가... 굉장히.... 감상적이네.
다른 데, 다른 데... 어디가 남았더라?

(허둥대는 게 귀여움)


?


(B관으로 갑니다)
~B관~
크고 작은 액자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벽에 반듯하게 걸려 있습니다. 그림을 전시하는 곳인 것 같습니다.
내부 인테리어에 꽤 신경 쓴 듯 안은 깔끔하고, 감상에 도움이 될 법한 잔잔한 음악도 나오고 있습니다.
A관과 비슷한 분위기네요. 한 번 둘러볼까요?

(둘러봅니다)

주변을 둘러보던 메리는, 미묘하게 비뚤어진 액자를 발견합니다.

(다가가서 관찰)
액자에 담겨 있는 것은 커다란 거울 속에 한 여자가 해오라비 난초를 한 다발 안고 있는 그림.
아래에는 작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 거울 속의 꽃 』

Value: | 70/35/14 |
Rolled: | 26 |
Result: | Hard |
기분 탓일까, 메리에게는 왠지 그 모습이..... 델라와 닮아 보입니다.


왜 그래?

(해오라비 교육을 굴릴 수 있나요?
(해오라비에 대해

Value: | 85/42/17 |
Rolled: | 53 |
Result: | Success |
꽃을 공부하는 친구에게 감사하며... 메리는 그간의 우정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해오라비 난초의 꽃말은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다른 걸 더 둘러보자..)
다른 그림들은 그럭저럭 평범합니다. 감상하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C관으로 갑니다..)
델라가 척척 앞서 걸어갑니다......

~C관~
여러 아름다운 공예품들과 세공된 보석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척 보기에도 가격이 꽤나 나갈 것 같은 정교한 것들뿐입니다.
분위기는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깔끔하고 정갈합니다.



두 사람은 문득, 특히 조명이 밝은 전시작을 발견합니다.
자세히 보면, 푸른 물결처럼 세공된 원반 모양의 보석 판 위에 문스톤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예쁘네.


Value: | 80/40/16 |
Rolled: | 73 |
Result: | Success |
아래에는 작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 물에 비친 달』
그리고 그 아래 짤막한 안내문이 있습니다. [ 물에 비친 달을 만져보세요! ]
근데 만져야 할 거 같아



응.. 보석 이름이 문스톤이야
혹시 모르니까 내가 먼저 만져볼까?

응, 그럴래?

델라가 옆으로 비켜섭니다. 만져볼까요?

(만짐)
메리가 물에 비친 달에 손을 대는 순간, .... ....... 어라?

분명히 눈 앞에 있는데 닿지 않습니다.
꼭, 공간이 단절되기라도 한 것처럼.....

Value: | 67/33/13 |
Rolled: | 80 |
Result: | Fail |
(오컬 트 ..! )
오 컬 트 !
전에 느껴본 적 없는 오컬틱한 경험에 손 끝이 서늘한 것도 잠시...
어라? 안내문의 내용이 어느새 바뀌어 있습니다.
[ 허상을 쫓고 있나요? ]

전시품을 만진다고, 안내문의 내용이 바뀌기도 하던가? 기묘한 경험에, 다시 한 번 [이성] 체크.

Value: | 66/33/13 |
Rolled: | 38 |
Result: | Success |
이 정도의 기묘함은 스레딕에서 읽어본 것도 같습니다.

(책에서 읽었다고 하자)
하긴, 안내문 정도야 자동으로 바뀔 수도 있죠.

델라는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듯, 메리와 전시품을 번갈아봅니다.


그냥.. 안 만져지게끔 조각해둔 거 같아.
물에 비친 달은 만질 수 없으니까.. 그런 뜻으로?

자, 이렇게 미술관 관람은 끝이 났습니다.

창 밖에는 벌써 석양이 지고 있네요. 언제 시간이 이렇게나 흐른 걸까.

(조용해짐)
이제.. 음..
저녁 먹을까?




돌아가야 하면 그럴래..?
델라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조금은 아쉬움이 남은 것 같지만...
이제 겨우 첫 날이니까요. 시간은 많습니다.

나중에 또 만날 수 있을까?
그래도 운이 좋게도, 둘의 귀가길은 같은 방향인 모양입니다.

조금은 더 함께 걸을 수 있을 거예요.


망설이던 델라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
. !

시간.. 언제 될 거 같아?


(조용)


(그냥 웃는다.)




노을 때문에 눈이 부셔서..


그럼.. 응. 처음부터 답해줘.
하고 싶은 게 있어?

... 바다에 가 보고 싶어.



수영하고 싶은 거야? 아니면, 그냥 보기만 해도 좋아?

너는? 수영 좋아해?
.... 에메리히?

바다는 어릴 때 자주 가봤는데 요새는 안 가봤어.
수영장은 가끔 가서.. 그냥.. 하는 건 좋아하는 정도..?


...? ....
아.
(그렇군.............)






여느 때보다 커졌던 델라의 눈이, 웃으며 스르르 접힙니다.

(쑥쓰러운 듯 한참을 주저하다)


(4 지움)

조금은 놀랍습니다.
첫날부터 이렇게 마음을 열어주다니!

기쁜 얼굴로 무어라 더 말하려는 순간 아델라이데의 눈이 커지고,


아, 하필 오늘,
오늘 같이 특별한 날에...
이렇게 빨리 죽을 필요는 없었는데.
울컥, 입에서 피가 쏟아집니다.

떨리는 손으로 가슴께를 더듬어보면 만져지는 것은 깊숙하게 박힌 나이프, 그리고 흐릿하게 보이는 저 멀리 도망치는 괴한의 뒷모습.
살해당하는 건 오랜만이네. 이번에도 실없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합니다. 이렇게 이른 죽음은 처음입니다.
아델라이데와의 첫 만남으로부터 죽게 되는 날짜는 일정하지 않았어도 첫날에 죽은 적은 없었으니까.
... 모르겠습니다. 점점 사고가 둔해집니다.
고개를 돌려 보면, 잔뜩 놀란 얼굴의 아델라이데가 보입니다
꼭 울 것 같이. 어쩜 이리 매번 표정이 똑같은지.

괜찮아…
Value: | 80/40/16 |
Rolled: | 73 |
Result: | Success |
델라의 얼굴에 찰나의 의문, 당혹감이 스친 것도 같습니다.

뭐가 괜찮아?
이렇게 빨리 죽게 되어서 너무 아쉽지만, 괜찮습니다.

어차피 다시 만나게 될 테니까요.
몸이 점점 기울어져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기 직전, 우직, 희미하게 무언가 깨지는 듯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
두 번째, 첫 만남.
깜빡깜빡, 당신은 천천히 눈을 뜹니다.
순식간에 살갗을 파고들어 심장을 찔렀던 칼날이 마치 꿈이었던 것 마냥 몸은 멀쩡하기만 합니다.
그야 처음 겪는 일도 아니니 당연하지만요. 이 이후의 당신의 행동도 정해져 있습니다.

아델라이데와 광장의 시계탑 앞에서 처음 만나는 시간은 오후 1시.
지금은 2시.

... ...어라, 2시?
이상합니다. 여태까지 아델라이데를 만나기 전은 모두 똑같았는데.
그야 언제나 같은 날로 되돌아오고 있었으니까요.
언제나와 같았던 두 사람의 첫 만남. 바깥의 풍경, 날씨, 눈을 뜨는 시간까지도.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고 느낀 에메리히 헤르만, [이성] 체크.

Value: | 65/32/13 |
Rolled: | 43 |
Result: | Success |
(매번 같을 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
떠올려 보면, 이상했던 점은 오늘만이 아닙니다.
'지난 번'의 첫 만남에도, 이상한 일은 잔뜩 있었습니다.

사소하고 작은 것들이 모여 혼란을 쌓기 시작할 때, 낯선 벨 소리가 울립니다.

아, 휴대폰이 아닌 집 전화의 벨입니다.
요란하게 울리는 전화기. 어떻게 할까요?

딸칵, 메리가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수화기 너머는... 쥐 죽은 듯 고용합니다.

한 마디를 하자마자 바로 끊기는 전화.

Value: | 70/35/14 |
Rolled: | 95 |
Result: | Fail |
Value: | 70/35/14 |
Rolled: | 55 |
Result: | Success |
수없이 많은 반복 중에서 집 전화의 벨이 울린 것은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젠 집 전화의 벨 소리도 잊어 방금 들었을 땐 낯설다고 생각했을 정도이니까요.
생각해 보면, 이 시간엔 언제나 광장에서 델라를 만나고 있었습니다. ... 아, 델라는?

전화번호를 기억할까?

오늘은 델라와 만나는 첫 날이기 때문에... 메리가 기억하지 못한다면 저장되어 있지 않을텐데.

휴대폰의 전화번호부를 열자.... 번호가 있다!

(빠르게 전화 검)
뚜르르르, 뚜르르....
한참 동안이나 연결음이 계속되지만, 델라는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그리고 메리의 발치에 떨어지는 무언가.

어제, 아니, '직전의' 오늘 광장에서 주웠던 손거울.
어째서인지 분명 깨끗했던 거울 표면에 금이 가 있습니다.

아무튼 여러모로, 이전의 오늘과 이번의 오늘은 무언가 이상합니다.
늦잠도 자버렸고, 얼른 아델라이데를 만나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만에 하나 돌아가버리기라도 한다면... 그럴 리가 없지요.
그야,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언제나 오늘이었으니까요.

(빠르게 준비해서 광장으로 갑니다.)
이제는 외워버린 길을 걸으면서도, 메리의 머릿속에는 아델라이데 뿐입니다.
이번의 첫 만남은 어떤 게 좋을까? ... ... 아, 그러고 보니 생각났습니다.
시간이 되돌아가서 처음 만나는 아델라이데는 언제나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을.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두 사람은 결국 서로를 사랑했으니까요. 마치 운명처럼.
......
조금 늦긴 했지만 아델라이데는 기다림에 익숙한 편인데다,
처음 온 곳을 쏘다니는 성격이 아니니 아마 그 자리에 있을 것입니다.
말도 없이 늦어버려 조금은 화가 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지만...
아무리 찾아 봐도, 아델라이데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델라?
늘 보이던 곳, 익숙한 표정의 아델라이데와의 첫 만남이 처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무래도 광장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아니다.. 카페부터 가봅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카페. 늘 비어있던 창가 쪽의 자리는 다른 사람이 앉아 있고, 예의 점원은 계산대를 지킵니다.

혹시 여기... (델라의 인상착의를 객관적으로 말합니다.) 한 사람 못 보셨나요?
점원: 아... 그 분 말씀이시군요!
글쎼요, 아까 여기 와 계셨는데, 아메리카노와 딸기 라떼를 시켜 두고 기다리시다가....
저기, 다른 손님이 오시니까 화들짝 놀라서 나가시더라고요.

점원: 일행분이셨나요?

혹시 나간지 얼마나 됐나요?
점원: 얼마 되진 않았습니다... 20분?
근처 미술관의 관람표를 꺼내 두고 계셨는데, 그 쪽으로 가셨을지도 모르겠네요.

(바로 뛰쳐나갑니다 마실 상황이 아님
(계산은 했음
점원: 손님!!!
점원의 애타는 부름을 뒤로 하고, 카페를 뛰쳐나갑니다.

(미술관으로 갑니다!!
여전히 주변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혼자서 도착한 넓은 미술관이 적막하기만 합니다.
아델라이데의 부재가 이렇게나 컸던가요.

(며칠인가.... 아무튼..)
입구로 가면... 아차, 그러고 보니 오늘의 메리에겐 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입구에 다다르자, 그 고민은 쓸모 없어집니다.
이전에만 해도 깔끔한 매표소에서 당신을 맞았던 직원은 온데간데없이 직원은커녕 사람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 난잡하고 을씨년스러운 매표소 내부가 보입니다.
무슨 일인가 싶지만 표를 받을 사람도 없으니, 그냥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굉장히 힘들다)
(하지만 강행한다!)
델라를 찾기 위해서니 어쩔 수 없습니다.

어디부터 찾아볼까요?

정중앙에 자리해 한 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커다란 분수대. 옆에는 넓은 벤치가 있고, 드문드문 끊기며 흘러나오는 물줄기에 왠지 마음이 불안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또, 분수대 앞에는 푯말이 있습니다. 작품명 :『 수월 』.
그리고 가운데에는... 이전보다 조금 시들어있는 민트 꽃다발 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 어라?

조각한 꽃이, 시들 수 있던가?

불안한 마음에, [이성] 체크.

Value: | 65/32/13 |
Rolled: | 3 |
Result: | Extreme |
(괜찮대도
이 정도는 껌입니다.
그보다도 델라를 찾아야 합니다.
어제부터, 아니, 지난 번 오늘부터 뭔가 이상했는데 조각상이 시들 수도 있죠!

Value: | 80/40/16 |
Rolled: | 21 |
Result: | Hard |
꽃 상 앞에 작은 원기둥 같은 게 솟아올라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전에도 봤던 것 같지만... 별다를 것 없는 행운의 샘 같은 것이라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자세히 보면, 그 안에 다 담기지 못할 정도로 동전이 수북하게 쌓여 바닥으로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동전을 던져 넣어야 하는 샘에서, 동전이 솟아오르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딸그랑, 딸랑, 대리석 바닥을 두드리는 동전 소리가 조용한 홀 안에 울려퍼집니다..... 분수대 주변에는 델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크고 작은 액자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벽에 반듯하게 걸려 있습니다. 기억하기로는, 그림을 전시하는 곳이었지요.

하지만 안은 꽤 오래 방치해두기라도 한 듯 간간이 먼지가 눈에 띄고, 흘러나오는 음악은 미약하게 노이즈가 낍니다.
비뚤어져 있던 액자를 확인할까요?

오늘도 어김없이 비뚤어져 있는 액자 안에는, 델라를 닮은 여자가 거울 속에서 해오라기 난초 다발을 안고 있습니다...
아. 그림 속의 꽃다발은 지난번보다 시들어 있습니다. 더불어 델라를 닮은 여자의 표정도......
아래에는 작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 거울 속의 꽃 』

Value: | 80/40/16 |
Rolled: | 46 |
Result: | Success |
가라앉은 메리의 눈 앞에, 못 보던 작품 설명이 보입니다. [ 꽃처럼 한 철만 사랑했어야 했는데. ]
... 이 관에도 아델라이데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보석과 공예품이 진열되어 있던 곳입니다. 마찬가지로, 안은 방치된듯 서늘합니다.

푸른 물결처럼 세공된 원반 모양의 보석 판 위에 빛바랜 듯한 흐린 문스톤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아래에는 작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 물에 비친 달 』

Value: | 80/40/16 |
Rolled: | 55 |
Result: | Success |
또 다시, 내용이 바뀐 안내문을 발견합니다. [ 아무리 손을 뻗어도 잡히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포기하지 못 하는 거야? ]

여전히 눈 앞에 있지만, 손에 닿는 감촉은 없습니다. 그야 물에 비친 달이니까요.

조각상이 늘어져 있던 곳이었습니다. 델라는 이곳에 있을까요?
관 내부는 오래 방치된 듯 을씨년스럽습니다. 전시물은 비슷하게 늘어섰지만 분명, 에메리히가 기억하던 것과는 다른 풍경입니다.

어째서인지 조각상에는 조금 금이 가 있고, 아래에는 작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 경화 』

Value: | 80/40/16 |
Rolled: | 70 |
Result: | Success |
못 보던 작품 설명이 보입니다. [ 거울이 완전히 깨지기 전에 꽃을 가둬야 해. ]
... 얼마나 있었을까. 아무리 뒤져봐도 미술관 역시 아델라이데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실망을 감추지 못 하고 미술관을 나오던 그때, 저 멀리 입구에서 보이는 얼굴은...
... 아델라이데입니다!
-!
...!
어떻게 된 일일까요? 메리의 얼굴을 확인한 델라는 소스라쳐 뒤돌아 달려갑니다.

델라!?
이대로 보낼까요?

메리는 금방 달려서 델라를 따라잡습니다.

놀란 델라가 메리를 밀쳐내려고 합니다. 눈에 떠오른 것은, 명백한 경계입니다.





잠깐만...
(이성 굴려봐도 되나요?
(굴려야 되는 건가?
이대로 델라를 놓쳐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예감만이 듭니다.

뒷걸음질치던 델라가, 혼란스러운 눈으로 메리를 올려다봅니다. 목소리가 떨리다가,











기다려줘, 델라... 델라.. 잠시만..
가지 마, 델라..


그러니까, 다른 날에.. 미술관을 가지 않았던 날이라던가..


어제.. 는 다 기억하는 거지, 그러면..
내가.. 칼에 찔린 뒤에는, 어떻게 됐어?

........
.... 네가, 쓰러진 다음에.... 구급차를 부르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리니 잠에서 깼어. 내 방.


그런데 너는, 없고... 그래서...

띄엄띄엄 흘러나오는 델라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립니다.

무어라 말 끝을 얼버무리곤 이마를 짚습니다.

지금 나는 살아있어.

알고 있어. 그야 당연히 알고 있어...
그런데 약속 장소에 없었잖아. 그게, 너무 신경쓰여서.... 됐어. 안전하다는 걸 알았으니까.
Value: | 70/35/14 |
Rolled: | 43 |
Result: | Success |
델라는 여느 때보다 불안해 보이고, 또 메리가 걱정되는 것 같습니다. 시선을 피하는 건 아직 이 현실이 믿지기 않아서일까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는 나도 잘 몰라.


나는.. 계속 겪고 있었어.
델라의 어두운 눈이 한층 깊어집니다.

처음에는 죽는 게 힘들었고, 네가… 계속, 나를 경계하거나, 모진 말을 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아픈 것도 익숙해졌어. 그리고 이제 너는 나를 알고 있어.


그냥...
아무런 감흥도 없어졌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해.

가자.


어쨌든, 조금 쉬어야 할 필요도 있고....
그냥, 오늘은 쉬는 게 낫겠어.....
데려다줄게. 혼자서는 혹시 모르니까.

네가 있어도, 없어도.
지금 이 상태로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거란 걸 알아.
한 번만 안아줄래?
싫다면 괜찮아.
아니, 괜찮지....... 않을지도 몰라.


(가슴에 고개를 묻어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델라.
거울이 완전히 깨지기 전에 꽃을 가둬야한다는 건 무슨 말일까?






델라,A관의 디기탈리스를 봤어?
그게 담겨있던 거울이 깨진 것도?

몰라, 오늘은... 돌아보지 못했어.
그냥, 미술관에 가면 네가 있을까... 그 생각에.

지금 메리가 할 수 있는 건
고백 밖에 없어!

일단은... 가능하다면, 오늘은 쉬고.
내일, 다시 만나자.



나도.. 그랬고.
... 그럼, 같은 시간에.. 아니, 일어나면, 가능한 빨리.




있잖아, 델라…
…… 아니야. 내일, 말할게.
해가 금세 지평선 너머로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델라와 헤어지고 상념에 잠겨 걷다 보니, 벌써 집 앞에 다다랐나 봅니다.
고개를 들면 익숙한 집의 대문이 보입니다. 원래 집까지 이렇게나 가까웠던가.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내야, 내일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을 텝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안전한 게 제일 좋겠죠.

침대로 직행하려던 메리의 발길을, 전화기의 벨소리가 붙잡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들었던,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그 벨 소리.

수화기 너머에선 답이 없습니다.

(얌전히 기다립니다)
한참 동안이나 침묵이 계속됩니다.

Value: | 70/35/14 |
Rolled: | 30 |
Result: | Hard |
... 문득, 수화기 너머로 누군가의 숨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할 때,

이번에도 전화는 끊깁니다.

다시금 의미 모를 불안감, 혹은 불쾌감에 당신이 수화기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단조로운 기계음이 들려옵니다.
[ 부재중 음성 메시지가 … 건 있습니다. ]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 오늘은 네가 언제나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는 걸 알았어. 그래서 늘 집 전화 같은 건 확인도 안 하고 나온다는 것도. 네가 나온 다음에 전화해서 메시지를 남겨 놓으면... 넌 모르겠지? 이건 이제부터 내 일기 같은 거야. 잘 부탁해, 메리. ]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 이번엔 꽤 오래 버텼다고 생각했는데... ... 왜 매번 나는 너한테 지는 걸까. 어쩌면 평생 내가 너를 이기는 날은 오지 않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했더니 기쁘면서도 슬프네. 내가 바랐던 건데 말이야. ]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습니다..

[ ... 아냐, 아냐, 메리. 그래도 네가 보고 싶어.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다 알면서도 다시 너를 만나러 가고, 다시 또 다른 처음을 시작해. 나는, 너한테 죄를 짓고 있는 거겠지... ]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 곧, 너도 이 무의미한 반복에 질려서 나를 잊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데 네가 다시... 날 사랑하잖아. 몇 번이고 처음으로 되돌아가도 나를 사랑하러 오잖아. 네가 그러면 꼭, 꼭 우리가... 운명인 것 같다고 믿어버리게 되잖아. 메리... ]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0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0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
당신과 마찬가지로, 아델라이데도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죽음, 반복되는 나날, 셀 수 없던 첫 만남과 그 이후의 추억까지도.
어째서 모르는 척 했던 것일까요.
... 아니, 어쩌면 당신에게 기억이 있으리란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일까요?
음성 메시지를 전부 듣고, 진실을 알게 된 에메리히. [이성] 체크.
Value: | 65/32/13 |
Rolled: | 60 |
Result: | Success |
(왜 이거엔 괜찮은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터질 법도 한ㄷ????????????
모든 것에 무뎌졌다는 말은, 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충격적인 사실을 듣고도 담담하게 수화기를 들고 있던 메리에게........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동시에 맡아지는 탄내, 점점 주위를 둘러싸는 새카만 연기와...
이제는 선명하게 들려오는 불이야-를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 사이렌 소리.
생각하기 싫어도 단번에 깨달아 버립니다. 다시금, 죽음의 순간이 왔다는 것을.

(죽는 게 무감각해져서 그런 걸까?
(내가 지금 죽어도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그런 걸까?
(내가 내일 너한테 사랑한다고 말하면, 너는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졌어.
(불에 타죽은 적이 있었던가?)
불에 타 죽은 적은 있었지만...
/desc 아, 이 와중에도... 아델라이데의 눈 앞에서 죽지 않는 것은, 처음이라는 부질없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눈을 감고 기다립니다.)
삽시간에 몸집을 키운 불길이 뜨겁습니다. 연기로 가득 차 주변은커녕 앞조차 보이지 않고, 부족해져가는 공기에 숨을 가누기도 어렵습니다.
당신의 다리, 팔, 온몸을 덮쳐가며 타오르는 불에 의식이 꺼지기 직전,
4월 20일, 음성 메시지 1건.
떨어진 수화기에서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우직, 선명하게 무언가가 깨지는 듯한 소리를 마지막으로 당신은 눈을 감습니다.
세 번째, 첫¿ 만남
깜빡깜빡, 당신은 천천히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던 불길도, 탄내도, 전부 꿈이었던 것 마냥 몸은 멀쩡하기만 합니다.
그야 처음 겪는 일도 아니니 당연하지만요. 버릇처럼 시간을 확인하자......
아델라이데와 광¿의 ㉾계탑 앞에서 처음 만나는 시간은 오후 1시.
지금은 6시.
... 일어나는 시간이 더 늦춰졌습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툭, 주머니에서 무언가 떨어집니다.

보이는 것은 사선으로 선명히 금이 간 손거울. 이전보다 더 망가진 것 같습니다.
그 순간, 이젠 익숙해진 것만 같은 전화기의 벨이 울립니다.

~따르릉 따르릉~

이번에도, 건너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목소리를 내는 순간, 전화는 칼같이 끊깁니다.
메리는 [듣기]에 자신이 있을까요?

Value: | 80/40/16 |
Rolled: | 47 |
Result: | Success |
... 전화가 끊기기 직전, 억눌린 흐느낌 소리 같은 것이 들렸던 것도 같습니다....
수화기를 내려놓으려 하자 기다렸다는 듯 차가운 기계음이 흘러나옵니다.

[ 부재중 음성 메시지가 3건 있습니다. ]
4월 20일, 음성 메시지 3건.

[ 미안해, 이렇게 된 거 끝까지 이기적으로 굴게. .... 할, 말이 있다고 했잖아. 벌써 네 집 앞까지 와 버렸어. ]
[ ... 보고 싶어. ]

글쎄, 그건 확신할 수 없지만.....
창 밖을 바라보면, 벌써 해가 지평선 너머로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바로 전화를 두고 나갑니다.)
하늘을 물들이는 석양 아래, 당신의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 하나.
집 앞 담벼락에 기대어 무릎에 얼굴을 묻은 채 웅크리고 앉아 있는... 아델라이데입니다.




배시시 웃는 델라의 눈가가 발갛습니다.


내가 다, 설명할테니까....

괜찮아. 이건 진심이야.


네가 곁에 있으면 괜찮아.

델라는 차마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겠다는 듯, 눈을 내리깔고 띄엄띄엄 말을 이어갑니다.
메리가 죽었다는 것. 델라는 그걸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
온갖 것을 부정해보고 또 시도해보고 최후의 최후에는 고서적에서 찾아낸, 요그 소토스라고 하는, 신을 소환해버렸다는 것.

무엇이든 제물로 바치겠다는 거래에 응해, 원래 그들이 살던 세계는 요그 소토스에 의해 학살이 난무하는 폐허가 되어버렸다는 것.



믿을 수가 없었으니까. 그래도 너무 좋았으니까. 네가 있고, 너를 다시 만나고, 다시 네 곁에, 네가,
네가 죽기 전까지는....
여긴 완벽했어. 내가..... 너를 사랑하기 전까진.
그렇게 말하며 델라는 양 손으로 눈을 가립니다. 흐느끼듯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결국 나는 또....
잠시 말이 없던 델라가 고개를 듭니다.



이제 이것도 끝이래. 이 세계에도, 오류가 생겨서... 더는 전처럼 반복하지 못한다고.


미안해, 이런 이야기는, 좀 더 제대로 하고 싶었는데...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곤 결연하게 메리를 바라본다.)
하지만 괜찮아.
그 말에는 이상할 정도로 확신이 서려 있습니다.









하지만 나한테도 말해줬으면 좋겠어.

내일이 되어야 알 수 있댔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천천히 거울을 꺼내 건넨다.)
델라는 선명하게 금이 간 손거울의 표면을 한 번 쓸더니, 미소짓고는 거울을 다시 메리에게 돌려줍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 있잖아. 우리가 만나야 하는 곳.


그럼 끝낼 수 있어.

요그... 와 비슷한 남자가 와서, 지금 우리가 하는 일들이 모두 끝날 거라고 했잖아.



이 세계도 끝나지 않고, 너도 죽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겠어.

그것도; 좀; 아닌 거 같긴 해;


널 아프게 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야.
'사랑해', 내일 봐.
그 순간, 저 멀리서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빛을 내며 맹렬한 속도로 당신을 향해 다가옵니다.
이제는 전부 알아버렸습니다. 몇 번이고 반복했던 그 사랑이 당신을 죽였고, 이번에도 당신은 그 사랑에 의해 죽으리라는 것을.
두 사람은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세계의 끝에서, 마지막 사랑을 하러 가기 위해.

내일 또 만나자.
우직, 무언가가 조각 나는 소리가 당신의 귀에 선명하게 들렸습니다.
델라는, 웃었던가요? 밝은 헤드라이트의 불빛에, 눈이.....
......
네 번째, 마지막.
깜빡깜빡, 당신은 천천히 눈을 뜹니다.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 한 줄기가 이 모든 게 꿈이 아님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처음 겪는 일도 아닌데, 말이에요.
창밖은 이미 새카맣습니다. 당신은 조금 두려운 마음으로 시간을 확인합니다.
아델라이데와 광장의 시계탑 앞에서 처음 만나는 시간은 오후 1시. 지금은 10시.
창문 새로 비치는 달빛이, 끔찍할 정도로 선명하게 당신을 비춥니다.

.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기다렸다는 듯 주머니에서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집니다.
언제 깨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산산조각 나기 직전인 손거울입니다.

(전화가 울릴까? 대기한다..)
전화는... 울리지 않네요.
아무래도 약속의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겠지요.
매번 당신의 숨소리를 확인하던 사람은.
익숙하게 집 밖을 나섭니다. 이제는 외워버린 길을 걸으면서도, 당신의 머릿속에는 아델라이데 뿐입니다.
처음이 아니라는 것 쯤이야 둘 다 알고 있지만, 이번의 첫 만남은 어떤 게 좋을까?
... 아, 그러고 보니 생각났습니다.
시간이 되돌아가서 처음 만나는 아델라이데는 언제나 당신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것을.
상관없는 게, 아니었다는 것을.
그러나 두 사람은 결국 서로를 사랑했습니다. 끔찍한, 그럼에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처럼.
거리에는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고, 마치 폐허가 된 듯 삭막하기만 합니다.
새카만 하늘에 별도 하나 없이 오직 둥근 달만이 앞길을 비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광장의 시계탑 앞에는.........

몇 번, 몇십 번, 몇백 번을 봐도 그리운 아델라이데의 뒷모습.

달빛 아래서, 사랑하는 연인이 그를 마주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이젠 걱정하지 마. 더는 네가 죽도록 내버려두지 않아.

그렇게 말하며, 델라는 메리가 손거울을 가져왔는지 확인합니다.


거울이 완전히 깨지면, 이 세계도 마찬가지의 운명을 맞게 된다고. 그걸 막기 위해서는, 그러니까... 누군가 그 안에 들어가면 돼.
그러면 이 세계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고, 다시는 거울이 깨지는 일은 없을 거랬어. 그러니까...
아델라이데는 손을 들어 자신을 가리킵니다.



그 거울에 달빛을 반사시켜서 날 비추면 돼. 응?

내가 이제껏, 계속해서 너를 만나러 온 게,
나의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거구나.
전부 너의 탓이니까,
네가 희생해서 끝내겠다는 거구나.

..... 희생 같은 건 아니야, 바로잡는 것 뿐이야.
내가 욕심을 부려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죽었어.
그렇게 살려낸 너도, 내 욕심 때문에 죽기를 반복해.
그러니까, 이게... 맞다고 생각해.



그걸 대가로 너와 나는 계속해서.. 죽고, 만나기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이건... (괴로운 듯한 표정으로) 너의.. 잘못일지도 몰라.


…
델라, 이미 나는 몇 번이고 들었고, 알고 있지만, 그래도 물을게.
내가 없는 시간은 어땠어?

.........
나는...
나는, 메리...
내가 지독한 악몽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어. 나는....
꿈에서라도, 너를 만나서, 다시 한 번, 사랑, 하고 싶다고.......

너를 좋아해서는 안 됐다고, 너를 그냥 보내 줬어야 했다고, 네가 좋아하지 않을 걸 알고 있었으면서, 그러면서도...




이 세상이 끝나는 날에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니, 이건... 이게 꿈은 아니겠지.
그렇지, 메리?

미안.
델라, 그 거울에 들어가게 되면... 그 사람은, 어떻게 돼?

거울 속에, 그대로 남아있지 않을까...... 미술관에서도 봤잖아. (그렇게 말하며 시선을 피한다.)

나도 아마 똑같을 거야.






... 델라, 말했잖아?
네가 곁에 있어서 괜찮아.
곁에 없으면 괜찮지 않을 거야.


달빛은 누구를 비추나요?

(아무 것도 안 비춥니다 거울엔 달만..)
좋아요... 아직은 달빛만.....

네가 이 거울에 갇힌다면 나는 어떻게 될 거라고 했어?

더는 죽음을 반복하는 일 없이.

한 번 죽으면 그대로 끝인 세계겠네.

무슨... 생각 하고 있어?

죽으면 다시 너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그, 몇 백을 넘는 반복을 계속 한 이유야.
나는 너를 사랑해.
죽음은 이제 두렵지도 않아.
… 델라, 같이…
이 세계랑 같이 사라질까?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으니까...



그럴 바엔 그냥, 차라리...

델라는 힘없이 웃어보일 뿐입니다.






(거울을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델라를 바라봅니다.)
.... 그럼 거울 안에서, 우리는 같이 있겠네.


그건.. 계속 변하지 않을 거야.
(천천히 델라에게 다가갑니다.)





그걸 바라서 여기까지 왔어.

우리 둘만 있는 곳으로.


안아줄래?
달빛이, 거울에 내리비칩니다.


좋은 밤이야, 델라.
(거울을 천천히 틀어 서로를 비추게 합니다.)

달빛이 두 사람을 비추고, 이내......
두 사람을 향한 달빛이 아스라이 흔들립니다.
곧 빛은 둘의 몸을 감싸고, 두 사람의 모습이 점점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두 사람의 형상이 서서히 바스러지더니 이내, 거울 안으로 완전히 빨려 들어갑니다.
... ...
깜빡깜빡, 당신은 천천히 눈을 뜹니다.
보이는 풍경은 똑같습니다.
완전히 바스러졌던 두 사람의 모습도,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환하게 빛나던 달빛도, 전부 꿈인 것 마냥.
아델라이데와 광장의 시계탑 앞에서 처음 만나는 시간은 오후 1시.
지금은, 12시.
조금의 불안과, 그 이상의 기대를 안고 당신은 광장의 시계탑으로 향합니다.
이제는 외워버린 길을 걸으면서도, 당신의 머릿속에는 아델라이데 뿐입니다.
이번의 첫 만남은 이루어질까? 너는 여전히 그곳에 있을까?
한 걸음에 달려간 그곳에는, .....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는 아델라이데 마이어가.


벅찬 얼굴로 당신을 향해 달려와, 그대로 품에 안깁니다.


거울 안으로 들어갔잖아. 그렇지? 그렇잖아, 우리는......



(왠지 떨떠름한 표정이다가, 다시 웃습니다.)
좋은... 음... 점심이야, 델라.


델라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여보라는 듯 손짓합니다.


.... 사랑해. 제일 먼저 이 말을 해 주고 싶었어.

나도 사랑해. 델라.
나도 사랑해. 델라. ....... 번째의 처음으로, 당신이 말했습니다.
시간을 건너 다시 우리가 사랑하게 되었다고, 행복했던 순간도 잠시.

기다렸다는 듯 들려오는 귀를 뚫는 굉음.
지면이 크게 흔들리더니 순식간에 건물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합니다.

무너진 잔해가 아델라이데의 몸을 덮치고, 주위를 시끄럽게 가득 채우는 비명 소리,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 사이렌 소리... ...
당신은 알기 싫어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니, 알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건, 당신이 기억도 나지 않는 수많은 시간 동안 겪어왔던 죽음의 순간이라는 것을.
... 이제는, 당신의 사랑이 연인을 죽이는 순간이라는 것을.
하지만 괜찮습니다. 결국 둘은 운명처럼, 다시, 사랑하게 될 테니까요.
ㅡ Endig 3. 그리하여 사랑이여, 차라리 죽는다면 당신 손에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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